“이웃을 잇는 문화 행사… 배우고 나누며 공동체 회복”[삼성 청년희망터와 내일을 만드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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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언 기자
이창언 기자
수정 2025-09-23 18:18
입력 2025-09-23 18:18

변상이 ‘오소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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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이 ‘오소록’ 대표
변상이 ‘오소록’ 대표


“배우고 나누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문화예술교육 연구자인 변상이(33) 대표는 2018년 충북 청주 개미실마을에서 비영리 문화예술단체 ‘오소록’을 꾸렸다. 문화예술을 매개로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나아가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 삼성 ‘청년희망터’ 3기에 참여하며 활동의 폭을 넓혔다.

2015년 부모님을 따라 귀촌한 변 대표는 자연과 어우러진 마을 풍경에 매료됐지만 주민들 사이에서 곧바로 벽을 느꼈다. 전원주택 단지 조성 이후 개미실마을에는 외지에서 들어오는 주민이 절반을 넘기면서 기존 주민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았다. 그는 이웃을 잇는 문화 행사를 여는 데 힘을 쏟았다.

변 대표는 “어머니가 손수 만든 꽃차에 손 편지를 담아 이웃에게 전했고 다과회로 초청한 것이 ‘오소록’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작은 모임은 곧 가든파티, 논두렁 콘서트, 주민 사진전, 비닐하우스 영화관으로 확장됐다. 참여 주민은 20명 남짓에서 100명이 넘을 정도로 늘었다.

그는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중시한다. 8개월 전부터 산책로를 정비하고 꽃을 심으며 마을 노래를 만들고, 청년들은 공연과 예술 교육을 맡는다. 주민은 관객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기획의 주체로 함께한다.

‘청년희망터’는 변 대표에게 지역을 넘어선 청년 협업의 무대를 열어 줬다. 지난해 축제에는 전남 나주의 그림책 활동팀 ‘책이피어나주’가 참여해 정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낭독회를 열었다. 올해에는 고흥 청년 단체 ‘호랑이는고흥!’과 잡지를 함께 제작하며 지역 청년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변 대표는 “청년희망터가 각자 고군분투하던 청년들에게 네트워크의 힘을 일깨워 줬다”며 “재정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을 넓히는 비재정적 지원이 확대된다면, 지역 소멸 시대에 청년의 움직임이 분명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언 기자
2025-09-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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