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내 화장실·식수 오염 ‘경고’…“손 씻지 말고 꼭 ○○○ 쓰세요”

김성은 기자
수정 2025-07-05 22:00
입력 2025-07-05 22:00

항공기 승객들이 기내 화장실과 식수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항공사들의 물탱크 소독과 청소가 미흡할 가능성이 있어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폭스뉴스는 2일(현지시간) 항공기 화장실 문 손잡이와 세면대, 식수 등이 심각하게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보도했다.
많은 승객이 밀집해 있는 항공기 내부는 감염병이 번질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이다. 승무원들은 좌석 위 수화물 칸과 접이식 테이블, 좌석 시트커버 등 승객들이 반복적으로 접촉하는 기내 시설들이 세균 번식의 주된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심지어 화장실 물 역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일부 승객들은 비행 중 손 씻기조차 위생적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포르투갈에 거주하는 승무원이자 여행 블로거인 조세핀 레모는 “승객들이 짐을 보관하거나 앞좌석 주머니 안의 물건을 만졌거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레모에 따르면 화장실은 특히 더러울 수 있다. 변기는 정기적으로 청소되지만, 잠금 장치와 문 손잡이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화장실 물에는 수많은 오염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오염물질은 화장실 세면대 물과 식수는 물론 기내에서 제공되는 커피, 차, 얼음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헌터 칼리지 뉴욕시 식품정책센터의 2019년 연구에서는 일부 항공사들이 승객에게 건강에 해로운 식수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인 주요 항공사 11곳과 지역 항공사 12곳 가운데 15개 항공사가 기내 수질 평가에서 5점 만점에 2점 이하를 받았다.
미국 연방정부의 항공기 식수 규정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승객과 승무원에게 안전한 식수를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균과 대장균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1년에 4번 항공기 물탱크 소독과 세척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연구팀은 “항공사가 연 1회 소독과 세척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는 반드시 매달 수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9년 한 연구는 환경보호청이 항공기 급수 시스템 관련 규정을 위반한 항공사들에 민사 처벌을 내리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허점을 지적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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