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최악 폭염과 산불에 활활…위성으로 본 불타오르는 그리스

박종익 기자
수정 2025-08-14 13:58
입력 2025-08-14 13:58

유럽 남부를 중심으로 40°c를 넘나드는 폭염과 방화 등으로 연일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이 중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그리스의 모습이 위성사진으로도 확인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상업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는 이날 위성으로 촬영한 그리스 각 지역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먼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그리스 동부 키오스섬은 4000㏊가 넘는 면적이 산불에 소실됐는데, 이런 피해는 6월에 이어 올해에 만 두 번째다 실제로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대형 산불로 피어오른 거대한 연기가 섬 북서부에 가득 찬 것이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역 내 19개 마을 주민이 모두 대피했으며, 불길이 해안으로 접근하자 현지 해안 경비대가 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또 다른 인기 관광지 자킨토스 섬도 마찬가지다. 위성사진에는 녹색의 삼림을 삼키며 확산하는 산불이 담겨있는데,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폐허가 됐다. 그리스에서는 세 번째로 큰 도시 파트라스에서도 산불이 번졌는데 12일 주민 7700여명이 긴급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 등 외신은 지난 24시간 동안 그리스 전역에서 152건의 화재가 발생해 수천 명이 대피했으며, 4850명의 소방관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스페인, 포르투갈, 터키, 발칸반도에서도 지난주부터 폭염과 산불로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수도 마드리스 북쪽 카스티야, 레온 지역에서 산불로 8000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소방 자원봉사자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터키에서는 이날 남부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을 끄던 임업 노동자 1명이 숨졌으며 포르투갈에서는 최소 5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1800명이 넘는 소방관이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외신들은 이번 산불이 방화로 인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폭염으로 인해 산림이 극도로 건조해지며 발생한 이상 기후 피해 사례라고 분석했다. EU 과학 허브 공동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현재 EU 내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은 약 44만㏊로 이는 2006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 2배에 달한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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