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해’…비 그치니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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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수정 2025-07-20 15:50
입력 2025-07-20 15:50

비구름대는 올라가고 고기압 전역에
숨 막히는 더위와 소나기 이어질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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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 장마가 종료된 20일 서울 망원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지방 장마가 종료된 20일 서울 망원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건조한 공기와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20일 오전 우리나라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전국 곳곳을 할퀸 ‘극한 호우’가 끝났다. 비가 그친 이날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등 다시 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일본 동쪽 해상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극한 호우’를 뿌린 비구름대가 우리나라 북쪽으로 이동했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에 집중호우를 퍼부은 이 비구름대는 북쪽 절리 저기압과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에서 성질이 다른 공기가 유입돼 강하게 충돌하면서 만들어졌다. 차고 건조한 공기와 덥고 습한 공기가 만나 만들어진 얇은 띠 모양의 비구름대는 수시로 위치를 옮기며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비를 퍼부었다. 특히 충청과 전라권에는 200년 만에 한 번 올 수준의 강한 비(237.0~426.4㎜)가 하루 만에 내리기도 했다.

이런 이례적인 폭우는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크다. 기후변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면서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더 많이 발생했고,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가 담을 수 있는 수증기량인 ‘포화 수증기량’도 늘었다. 통상 기온이 1도 올라가면 공기가 담을 수 있는 수증기는 7% 정도 늘어난다고 본다. 강수량이나 비의 세기가 강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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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택에서 제31보병사단 장병들이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광주·전남에는 400∼600㎜의 극한호우가 쏟아져 주택, 상가,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연합뉴스
20일 광주 북구 신안교 인근 주택에서 제31보병사단 장병들이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광주·전남에는 400∼600㎜의 극한호우가 쏟아져 주택, 상가, 도로 곳곳이 침수됐다. 연합뉴스


비구름대가 사라지면서 장마는 끝났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해 우리나라 전역을 덮으면서 24일까지 꿉꿉한 더위가 예상된다. 이날 전남 완도는 폭염 경보, 강원·전남·제주·광주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서울·충남 보령·전남 해남·장흥·진도·목포·완도· 제주 등에서는 전날 밤 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남서풍 또는 서풍이 불며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더위뿐 아니라 좁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국지성 호우도 유의해야겠다. 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가 풍부한 가운데 지상의 공기가 달궈지면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일이 잦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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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폭우에 휩쓸려 붕괴된 경기도 가평의 한 건물 앞에서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듯 손을 맞잡고 있다. 이지훈 기자
20일 폭우에 휩쓸려 붕괴된 경기도 가평의 한 건물 앞에서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듯 손을 맞잡고 있다. 이지훈 기자




21일 낮 최고기온은 30~34도로 예보됐으며, 이번 주 내내 낮 기온은 35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우리나라 서쪽에 머무는 티베트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해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뒤덮으면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숨 막히는 더위’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김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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