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경남 나눔천사’ 이번에도 온정

이현정 기자
수정 2025-07-23 23:49
입력 2025-07-23 23:49
“이재민 위로… 도움 되기를” 손 편지
국화꽃 한 송이·500만원 봉투 남겨

사랑의열매 제공
또박또박 눌러쓴 손 편지, 500만원이 담긴 봉투, 그리고 국화꽃 한 송이.
재난·재해로 이웃이 고통받을 때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남몰래 기부해 온 익명의 기부자가 이번에도 성금을 놓고 갔다. 집중호우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써 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23일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그는 이름도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지난 22일 작은 상자를 경남 사랑의열매 사무실 앞에 두고 사라졌다. 상자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국화꽃과 편지, 현금 봉투가 담겨 있었다. 사랑의열매 측은 필적을 보고 ‘경남 나눔천사’임을 확인했다. 편지에는 “국지성 집중호우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재민께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약소한 액수지만 복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힘내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기부자는 2017년부터 ▲진주 아파트 방화 사건(2019년) ▲코로나19 확산기(2020년) ▲강원·경북 산불(2022년) ▲튀르키예·시리아 지진(2023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2025년) 등 재난 때마다 익명으로 기부했다. 지금까지 누적 기부금은 6억 9000만원에 이른다.
세종 이현정 기자
2025-07-24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