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이게 다 사람?…식량 얻으려 몰린 가자 주민들,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5-07-30 09:25
입력 2025-07-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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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구호 물품 지원 시설의 1㎞ 반경 내에 모여있는 주민들. 플래닛랩스 제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구호 물품 지원 시설의 1㎞ 반경 내에 모여있는 주민들. 플래닛랩스 제공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최악의 기아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호품에 몰려든 가자지구 주민들의 모습이 우주에서도 포착됐다.

미국 민간 위성 업체인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구호 물품 지원 시설의 1㎞ 반경 내에 수많은 가자 주민이 모여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심각한 기아 상황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압사 위기를 무릅쓰고 몰려들었고, 우주에서 바라본 이들의 모습은 사람이 몰려있는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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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구호 물품 지원 시설의 1㎞ 반경 내에 모여있는 주민들(아래). 위는 구호 물품 시설이 없었던 시기의 같은 장소. 플래닛랩스 제공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제2 도시인 칸 유니스에 있는 구호 물품 지원 시설의 1㎞ 반경 내에 모여있는 주민들(아래). 위는 구호 물품 시설이 없었던 시기의 같은 장소. 플래닛랩스 제공


세계식량계획(WFP)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인구 중 47만 명이 통합식량안보단계 분류(IPC) 5단계 중 최상위인 5단계 ‘기근’에 준하는 심각한 굶주림 상태”라며 “어린이와 여성 약 9만 명이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가자지구에 구호 트럭이 도착하자 식량을 얻기 위해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려든 처참한 현장도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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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트럭 두 대가 들어서자 셀 수 없이 많은 가자 주민이 몰려들었다. 엑스 캡처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트럭 두 대가 들어서자 셀 수 없이 많은 가자 주민이 몰려들었다. 엑스 캡처


현장에 있던 한 언론인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남부 라파에 트럭 두 대가 들어서자 셀 수 없이 많은 가자 주민이 몰려든다. 트럭은 도착지까지 조금 더 이동해야 했으나 사람이 너무 몰려든 탓에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그 사이 가자지구 주민들은 서로 차량에 올라 구호 물품을 가져가기 위해 밀치고 싸우기 시작했다. 트럭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이 트럭을 에워쌌고 결국엔 트럭 위로 ‘인간 탑’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트럼프도 인정…“(가자지구) 아이들, 배고파 보여”국제기구와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가자지구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도리어 반대의 주장을 내놓아 비난을 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7일 엑스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기아를 부르는 정책을 편 적이 없으며, 실제로 가자지구에는 기아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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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각) 31살의 팔레스타인 여성 히다야가 가자북부 가자시티의 서쪽 샤티 난민 캠프 텐트 안에서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는 18개월 된 아들을 안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각) 31살의 팔레스타인 여성 히다야가 가자북부 가자시티의 서쪽 샤티 난민 캠프 텐트 안에서 영양실조 증상을 보이는 18개월 된 아들을 안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튿날 스코틀랜드에 있는 자신의 골프 리조트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며 “정말 (가자지구 주민들이) 굶어 죽는 상황”이라면서 “그건 가짜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가자지구의 기아 상황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나누어 줄 식량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음식은 다 있는데, 울타리가 쳐져 있어서 아무도 가져갈 수 없다. 사람들이 가는 길을 막는 장벽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조치, 바닷물 중 한 방울에 불과”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 속에서 이스라엘은 한시적으로 가자지구에 물자를 공급하고 군사 작전을 특정 시간에만 중단하는 조처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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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트럭 두 대가 들어서자 셀 수 없이 많은 가자 주민이 몰려들었다. EPA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트럭 두 대가 들어서자 셀 수 없이 많은 가자 주민이 몰려들었다. EPA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톰 플레처 유엔 원조 책임자는 BBC 라디오에 “이스라엘의 새로운 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이 조치는 (필요한 요구 사항과 비교할 때) 바닷물 중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며칠이 정말 중요하다. 막대한 양의 지원이 훨씬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8일 하루 동안 영양실조로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후 영양실조로 사망한 가자 주민은 총 147명으로 이 중 88명이 어린이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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